사진이야기/여행이야기

꿈과 추억이 있는 통영의 동피랑마을

almove 2011. 4. 7. 13:01

통영의 대표적 시장인 중앙시장 뒤쪽 언덕에 있는 작은 마을 동피랑마을.
'동피랑’이란 이름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하는 통영의 사투리.
구불구불한 오르막 골목길을 따라 강구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동피랑마을. 그리고 담벼락마다 그려진 형형색색의 벽화가 눈에 띄는 곳.

원래 이곳은 조선시대에 이순신장군이 설치한 통제영의 동포루가 있던 자리로, 통영시는 낙후된 마을을 철거하여 동포루를 복원하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자 2007년 10월 ‘푸른통영21’이라는 시민단체가 공공미술의 기치를 들고 ‘동피랑 색칠하기-전국벽화공모전’을 열었고, 전국 미술대학 재학생과 개인 등 18개 팀이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다.

벽화로 꾸며진 동피랑마을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마을을 보존하자는 여론이 형성되자 통영시는 마침내 동포루 복원에 필요한 마을 꼭대기의 집 3채만을 헐고 마을 철거방침을 철회하였다. 철거 대상이었던 동네는 벽화로 인하여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변모하였다.
그렇게 잃어버릴지도 몰랐던 작은 동네가 사람들의 작은 관심으로 그렇게 과거의 추억을 가진채 아름다운 벽화마을로 변모한것 이다. 그후 작년 2010년 동피랑블루스로 2차 공모전을 열고 다시한번 단장을 하게 되었다.





3월말이 되어도 필줄 모르던 벚꽃이 이제서야 햇빛을 먼저 받고 따뜻한 곳에서 봄소식을 느끼고 피기 시작한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그리고 길게 이어진 꽃샘추위 덕분으로 꽃을 구경하는 시기가 종잡을수 없게 된듯 하다.
그렇게 흐드러지게 피어진 꽃은 아니지만 동피랑마을을 향하는 그곳에서 만날 수 있었던 봄소식.


동피랑을 들어서는 입구에서 환영하듯 적혀진 동피랑 글귀.


소화전에도 그림이.


언덕에 지어진 마을이다 보니 집이 계단처럼 얼기설기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글귀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동피랑역전!' 그래 자칫하면 사람냄새 나는 작은 마을이 없어질 뻔 했는데 관심과 정성이 전국에서 유명한 마을이 되었다.


하얀 벽을타고 이어지는 오선지~
음에 기복이 커서 따라부르기는 힘들듯..ㅋ


과거의 통영성 포루를 복원하고자 철거까지 갈 뻔하였던 이곳.
과거의 그런 역사도 중요하지만 지금 살아가는 사람의 역사를 존중해준 사람들의 마음.
그런 마음이 모여 이곳 동피랑마을은 살아숨쉬고 있는 역사가 되었다.


바다에서 통영 강구안의 모습을 바라다 본 모습을 옮겨놓은 그림.






이미 그 나이가 다 된듯한 고목에서 다시 가지가 자라고 한 송이 꽃이 조용히 피어 났다




난 이런 파스텔톤의 그림이 좋다.


골목을 뉘엿뉘엿 오르다 바라본 통영의 강구안의 모습






사람두명이 겨우겨우 지날 수 있는 골목.
차가 없던 시절에는 이런 골목이 좁다는 생각을 안했을텐데.
지금은 길이 생겨나고 집이 생겨 나지만
아마 과거에는 집이 생겨나고 길이 형성되었을텐데.
원래 길은 그렇게 만들어져가는 것인데 어느 순간 우리는 사람이 다는 길보다는 차가 다니는 길이 우선시 된것 같다.


오래된 지붕사이로 더욱 도드라진 노란색을 뽐내는 개나리~



이날은 날이 흐려서 파란하늘을 거의 보기 힘들었는데 때마치 살짝 회색구름 사이로 하얀구름을 데리고 와 드러낸  파란 하늘.
사진은 날씨가 반이라고 해도 무방한데..ㅋ 특히 풍경사진은..


그 좁고 비탈진곳을 내내 아이를 업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셨던 아저씨.
저아이가 저런 아버지의 등을 그리고 온기를 커서도 기억했으면~



이제는 골목에서 숨박꼭질을 한다거나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같은 그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다.
어쩌면 골목이라는 곳은 위험해서 아이들이 잘 나오지 않거나 아니면 학원같은 이런 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아니면 컴퓨터나 텔레비젼 같은 문명의 이기에 갇혀 골목에서 보낼 시간이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정말 내가 어릴적만해도 골목이라는 곳은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만들어준 공간이었는데.



벽에 손바닥.
관광객들이 오가며 찍어 놓은게 아닌가 생각된다 
사람들이 그곳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공간??


동피랑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다본 강구안의 모습
이곳은 실제 고도제한구역이라 산들보다 높은 건물은 구경하기 어렵다.
그래서 옹기종기 모여있는 강구안의 모습이 더욱 아름다울지도 모르겠다.


동포루가 복원되어 작은 공원이 생기면 사람들이 쉴 공간도 생길듯~


저기 옥상 담벼락에 그림을 그린다고 고생좀 했을 듯..ㅎ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4계단과 오선지









몰래 도촬한 꼬마.
저 아이에겐 조금은 커보이는 천사날개지만 왠지 잘어울린다




통상적으로 동피랑마을을 꿈이 있는 마을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소박한 소망이 꿈이 이루어지듯 현재의 마을을 형성했기 때문일까? 그런 소박한 마을이 갑자기 유명해져서 이곳 주민들은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많은 사람들 덕분에 그들의 사생활을 보장받기가 힘들다고 한다. 밤이고 낮이고 떠들고 시끄럽게 하고. 어느곳이든 사람이 사는곳 관광지는 이런 고충이 있을것이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주차를 해서 차가 빠지지 않아 가파르고 좁은 골목에서 쩔쩔매는 어느 한 주민이 "뭐 볼게 있다고....."라는 짧은 여운을 남기는 말을 하셨다. 오죽했으면 그리 하셨을까? 좋은 곳을 보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곳 주민들에게 작은 배려또한 우리가 이곳 동피랑을 오래오래 보전할 수 있는 어떤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