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여행이야기

사랑을 맺어 준다는 하동 화계 십리벚꽃길

almove 2010. 4. 5. 22:18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아래까지 약 십리에 이르는 이 벚꽃길은 일제강점기인 1931년 신작로가 개설되면서 주민들이 직접 심어 조성하였다. 지역의 유지들이 자금을 각출하여 복숭아 200그루, 벚나무 1200그루를 심어 지금의 벚꽃길이 형성된 것이다.
화개 십리벚꽃길은 흔히 '혼례길'이라고 부른다. 벚꽃이 화사하게 피는 봄날, 남녀가 꽃비를 맞으며 이 길을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만큼 이 꽃길은 낭만적이고 인상적이어서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니 이 길을 함께 걸었던 그 사람을 쉽게 잊을 수 있겠는가?
어떤 장소나 사람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것은, 그 곳의 경치가 빼어나서 그런 탓도 있겠지만 그 곳에 동행했던 어는 사람의 기억 때문에 그러기도 하고, 그 반대의 이유로 그러기도 한다. 결국 사람과 장소는 맞물려서 서로를 기억하는 것이다.

- 화계십리벚꽃길 안내판 중에서 -

하동을 향해 나설 때만해도 벚꽃이 피었을까? 피지 않았을까?
의심 가득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하동을 향하는 국도를 가는 내내 보이는
벚나무에서 꽃봉우리도 올라오지 않은 모습을 보고 그 의심은 현실화가 되는 듯 하였다.
하지만 하동읍을 지나 쌍계사로 향하는 국도에는 나를 놀래켜 주듯이
하얀 벚꽃들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직 만개가 된 상태는 아니였지만 이상기온으로 늦게 핀 벚꽃들은 그렇게 봄을 알려주고 있었다.

올해는 봄에 비도 많았고 날씨도 이상하리만큼 추운 탓에 벚꽃이 평년에 10이상 늦게 피었다고 한다.
게다가 천안함 침몰로 인하여 축제 또한 축소되었다고 한다.

쌍계사를 향하는 길에 피어진 벚꽃들.
여기를 사랑하는 사람과 걸으면 결혼을 한다고?
에휴 누가 그런것은 만들어가지고 솔로들을 더욱 외롭게한다.

화계벚꽃십리길은 위아래 도로로 일방통행되고 가운데로 보행자 도로가 있다.
그리고 일차선도로 양옆으로 하동의 자랑 벚꽃을 볼 수 있다.

이녀석을 찍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줄 모르겠다.
아마 벚꽃이 핀 시기가 어제부터 기온이 올라 피기 시작한것이 아닌가 싶다.

화계벚꽃십리길을 편안히 관람하기 위하여 놓여진 보행자 도로.

이제 제법 세상이 초록으로 물들어가고 거기에 하얀 벚꽃이 어우러진 모습.

왜 이길을 매년 봄만 되면 사람들이 모이는지를 알 수 있는 풍경이다.
지금은 개화 상태가 30~40%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이렇게 하얀 세상을 만들어 준다.
지금까지 이 벚꽃을 보려고 3~4번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차가 너무 밀려 중도에 포기해버렸었는데...ㅋ

세상을 향해 아름다움을 뽐내기 준비하는 모습.

아래길에는 여는 축제장을 가면 볼 수 있는 포장마차들.
거기서 흘러나오는 어르신들의 구성진 가락.
좋은 경치와 물과 공기... 노래가 절로 나오시나 보다...

조금은 생뚱 맞은 사진.
나무가 죽은 모습이 막 피어오르는 벚꽃과는 대조적이라.
뻗어나가지 못하고 지쳐 썩어 버린 모습이 처량해 보인다.

윗길과 아랫길을 연결하는 다리.

꽃이 있는 곳에 빠지지 않는 벌.
역시 사람보다는 이녀석들이 먼저 날라드나 보다.
근데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서 찍는데 애좀 먹었다는.

이 보행로의 이름.
이야기가 있는 - 문화생태탐방로
무슨 이야기가 있다는 건지...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문구.
넘 까칠하게 구는건가??ㅋ

이런 걸 보고 흐드러진다라고 하는건가??
길게 가지를 떨군 모습이 계단을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을 맞아주는 느낌이다.

나름 분위기를 가질려고 찍어본 사진인데.
영 아니올시다다..ㅋ
난관과 난관을 넘어 벚꽃을 표현하고자 했는데 의도와는 너무 다르다.
벚꽃이 만개한 상태라면 참 좋았으련만...
하여튼 사람의 욕심은...
조금 전 까지만해도 피어있는 것도 고마워 했는데..

지금 이정도면 2~3일후면 하얀 세상을 만들어 줄 듯하다.
저 벚꽃을 전부 포토샵으로 하얗게 만들고 싶은 심정..

그래도 군데군데 만개한 나무들이 있어 위안을 삼았다는..

그래도 피는 속도는 무지 빠른 듯 했다.
불과 몇시간만에 나무색이 바뀌는게 보일정도라고 한다.
하긴 벚꽃이 그만큼 빨리 피었다가 순식간에 지는 꽃이니...

벚꽃길을 따라 가다 보면 나타나는 작은 암자.
이름은 회룡암이라고 한다.

회룡암으로 잠시 향하던 중에 발견한 작은 들꽃.

사진이 조금 흔들려 버렸는데 왠지 느낌이 더 좋은 듯.

꽃을 피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하긴 개화시기가 그만큼 늦어졌으니.
나무도 근질근질 할만도 하다..

꽃옆으로 보이는 새싹이 참 빤딱빤딱한것이 귀엽다.

회룡암 앞에 돌탑들...

사실 회룡암으로 발길을 부른게 이 목련.
나는 벚꽃과 같이 있는 목련을 보기 전까지 얘가 약간의 노란끼가 있다는 것을 오늘이야 알았다.
이런 무딘 녀석..
파란하늘과 대조되는 모습이 봄소식을 알리는데는 제격이라 생각 된다.

회룡암을 건너기 직전의 다리.
이름이 해탈교.

하동에서 만난 동백꽃.
여기서 동백을 만나니 왠지 그냥 반갑다..

참으로 특이한 가지를 가진 나무다.
듣기로는 약초나무라고 하는데.
정말 잎이 신기하다.

신기한 나무의 전체모습.

이제 봄은 봄인가보다.
산도 점차 갈색에서 초록으로 물들고...

하늘로 뚫고 올라갈기세..ㅎ

벚꽃이 만개되어 흩날릴때 쯤이면 참으로 아름다울듯하다.
S라인의 도로도 참으로 인상적이고
이런데를 누군가를 데리고 와야하는데.
청승맞그러...ㅎ

보행로 중간에 마련된 작은 휴게공간.

난간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의 행렬

찍을때는 이쁠줄 알았는데 찍고나닌 조금 산만하다.

도로가로 혼자 삐져 나와 있는 벚나무가지와 벚꽃.
유독이녀석만 삐져나와 있는 모습이 특이.

이름 모르는 들꽃이지만 참 아름답다.
분명 이름은 있을터인데 나의 무지함으로 그것을 알기란...



새 가지가 오르는 것인가?
나무껍질이 없어 더 신기해 보인다.

곁가지에서 나는 꽃도 좋지만
이렇게 본 가지에서 피는 벛꽃도 참 앙증맞다..



그냥 기분상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2~3시간만에 다시가는 길에 벚꽃은 더 피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몇년을 벼르던 하동벚꽃길.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만큼 인상적이고 아름답기 때문일꺼다.
오죽했으면 사랑을 맺어주는 길이라고 할까?

20100405 경남 하동 화계십리벚꽃길